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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좋아 자연에 정착한 사람들

마을, 이웃과 함께 과거-현재-미래의 생태적·문화적·사회경제적 가치를 연결, 공유, 확산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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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풀을 먹는 사람들, 구름마을사람들
작성자 구름마을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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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1

삼도타임지 고성우기자님이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을 이곳에 옮겨 봅니다.

고기자님의 원문글에선 사진이 보이지 않는데, 아무래도 네이버글을 그대로 옮기는 과정에서 사라진 것 같습니다.

고기자님께 사진자료를 보내드린게 저라서 고기자님의 사라진 사진을 제 컴에서 옮겨 군데군데 넣어 두었습니다.

 

구름마을의 탄생과정과 지향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히 잘 표현해주신 고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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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과 등산을 가는데 길 옆에 흔히 보이는 이런 저런 풀들을 뜯어서 먹더란다.

“이건 먹을 수 있는 풀이야” 하면서...... 그래서 자신도 따라서 먹어보기 시작한 게 벌써 10년 넘은 일이다.

영동으로 이사 와서 집들이 잔치를 하는데 온갖 풀들로만 상차림을 했었다.

한 상 기대하고 온 촌노(村老)들에게 당연 반가운 일은 아니었겠다.

집들이 잔치한다길레 그래도 이것저것 먹을거리를 기대하고 온 이들에게 나물도 아니고

사방에 널린 풀들로만 가득찬 밥상을 내밀었으니 그 반응이 좋았을 리는 별로 없었겠다.

 

그런데 한 두달 지난 후에도 그 밥상이 사람들의 기억에 잊혀지지 않았는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회자되었다.

처음에는 별 반갑지 않았겠지만 주변에 흔히 널려있는 풀들로만 차려진 밥상이 한편으로는 좋은 기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러한 풀 밥상을 점점 더 많은 이들에게 내놓았는데 그 밥상 모임이

지금 알아보고자하는 송남수 선생이 이장으로 있는 “구름마을 사람들”의 단초가 되었다.

 

 

명아주, 질경이, 달맞이 꽃, 한삼덩쿨로 차려진 풀쌈 밥상

 

이장(里長)이 있는 구름마을이라? 영동에 있는 마을인데 기실 영동에 없다.

송남수 이장은 매곡면 강진리에 분명히 살고 있고 그 마을 주민이라는 4명의 귀농인 역시 모두 영동 상촌면, 매곡면, 황간면

등지에 거주 공간을 마련하고 살고 있으나 그들이 살고 있다는 <구름마을>은 영동의 그 어느 면에도 없다.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냐 물을 수 있겠다. 그러나 구름마을은 분명히 존재하는데 바로 그 존재 공간이 바로

온라인 (on-line)이라는 가상의 공간이다. 구름마을은 바로 이처럼 영동으로 귀농한 귀농인 다섯명이

온라인이라는 가상공간에 구축한 마을의 이름이다.

 

이 마을 사람들의 만남은 영동군 귀농자들의 모임인 영동군 귀농인 협의회를 통해서이다.

송남수 이장이 주도한 풀쌈 모임, 즉 앞서 언급한 풀을 먹는 모임을 좀 더 발전시키고자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공간에

<구름마을>을 만들었다. 이들의 밥상에는 명아주, 질경이, 달맞이꽃, 토끼풀 그리고 농부들이라면 거의 대부분 진저리칠

한삼덩쿨 같은 소위 잡초들이 스무가지 정도 올라온다. 잡초들이라고 거들떠 보지도 않는 그 식물들이 이들의 밥상에서는

훌륭한 건강식이 된다. 먹다보니 썩 맛있다고 할 수는 없다만 그래도 그 밥상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도시의 지인들도 불러모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밥상을 차렸고 작년에는 무려 2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 밥상을 맛보자고 영동 매곡면 산자락에 모여들었다.

 

 

풀쌈 밥상을 통해 도시민들과 자연의 소중함을 함께 느낀다

 

풀쌈으로 차린 밥상을 매개로 하여 도시민들을 불러 모으고, 그 모임들 통해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 모임이 엄격한 채식공동체이거나 원칙적인 생태주의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소박하게, 우리 주변에 늘 보이는 이름 없는, 사실 이름이 없는 것은 아니나 싸그리 잡초라 불리는 것들이 기실 소중한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자연이 그런거구나, 이렇게 가깝게, 소중하게 존재하는 것이구나 느끼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공감을 바탕으로 도시민들과 교류하고 이를 통해 얻은 신뢰는 자연스레 도농직거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정식으로 <구름마을 사람들>이라는 온라인상의 마을 사람들을 만들었고 현재 회원수가 750여명에

이르게 되었다.

 

구름마을 사람들은 매월 셋 째 토요일이면 매곡면 강진리 송남수 이장집에서 풀쌈으로 가득한 밥상을 나눈다.

그 자리에는 영동으로 귀농한 농부들도 오지만 온라인을 통해 이 밥상에 관심을 가진 도시의 사람들도 찾아와 풀쌈을 맛보고

자연을 느낀다.

 

일년에 한 번씩은 풀쌈 축제를 연다.

축제를 통해 풀쌈 밥상을 나누는 것은 물론 농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을 만끽한다.

아직 역사도 오래되지 않았고 홍보도 충분치 않았지만 처음에는 지인(知人)들 중심이었던데에 비해 점차 이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도시의 많은 사람들을 영동으로 찾아오게 하는게 무슨 유명한 관광지나 행사만으로 가능한

이겠는가? 바로 이같은 작은 모임들이 도시의 사람들을 영동으로 불러 모으고 영동에서의 체험이 바로 영동을 좋게 기억하게

한다. 이런 면에서 구름마을은 단지 온라인상의 가상의 마을만이 아니라 영동에 실재하는, 영동 주민들을 넘어서는,

영동의 마을이 된다.

 

<구름마을사람들 영농조합법인>과 <표고버섯차>

 

구름마을 사람들은 작년부터 <표고버섯차>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영동은 한 때 국내 표고버섯 생산량의 60%를 책임지던 표고버섯의 주 생산지였다.

지금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영동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표고버섯을 빼놓는다면 섭섭한 일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표고버섯을 재료로 하여 차(茶)를 만들었다.

 

송남수 이장은 이전부터 차(茶)를 만들던 사람이다.

차를 만들던 오랜 경험은 구수한 맛이 일품인 구름마을 표고버섯차를 만드는 바탕이 되었다.

<구름마을사람들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고 가상의 마을이긴 하지만 마을기업으로 인정받아 홍보와 제품 개발을 위한

정부지원도 받아내었다. 현재 영동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사무실을 두고 생산과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영동, 아니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차로 만들어 보겠다는 원대한 꿈도 가지고 있다.

근간에는 장아찌도 새로 개발했다. 버섯갓으로는 차를 만들고 대궁으로는 장아찌를 만들었는데 맛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

매우 좋단다. 앞으로 표고뿐만 아니라 송이, 능이버섯을 활용한 제품들도 내놓을 생각이다.

 

이제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사실 성과는 미약하다.

차(茶)라는 제품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힘든 제품이란 점을 인식하고 중장기적 전망과 비전을 가지고 서두르지는 않을 생각

이다. 맞는 말이다. 애초에 단기간에 금전적으로 큰 성과를 얻고자 시작한 사업이 아니고 궁극적으로는 <구름마을 사람들>을

만들었을 때의 바램, 즉 자연이 인간에게 베푼 좋은 음식을 이웃들과 넉넉하게 나누는 삶을 실현하고자하는 것이니만큼

여타의 사업처럼 단기간의 성과에 전전긍긍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게으름을 합리화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사업팀장도 영입하여 <영농법인>으로서의 기본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도 노력을 하고 있다.

 

벌써 소득이 생기면...... 하고 묻는 것은 섣부른 일일 수도 있겠으나 이들은 이미 그것에 대해 얘기 나누었다.

소득이 생기면 바로 조합원들이 나누는 것이 아니라 먼저 영농법인의 지속적 사업을 위해 재투자하고,

그 다음에는 이웃에게 나누는 봉사 활동을 하고, 그러고도 남으면 그 때 조합원들이 가져가기로 했단다.

요즘 같은 첨단 자본주의 시대에 이게 웬 뜬 구름 같은 소리냐 할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현재 조합 구성원 다섯명은 이러한 미래 지향에 동의했다고 한다.

그래서 각자의 소득은 각자가 책임지고 있다. 복숭아 농사를 짓기도하고, 호두나무 밭을 개간하기도 하고,

영동에서 가장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고 있는 등 각자의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수의 사람들이 농촌을 선택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대략 IMF 이후부터 시작된 귀농,귀촌의 역사가 어느덧 15년 정도 되어간다.

초기 귀농이 생계형이었다면 최근 귀농, 귀촌은 이를 넘어서서 <바람직한 삶의 양태>에 대한 지향으로 변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농사를 통한 생계 해결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유기농이든 생태농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농업을 통해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여전히 주어진 과제이다. 그런데 경제문제의 해결은 반드시 생산성만으로, 경제성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제를 넘어서 좀 더 넓은 시야로 삶을 바라보고, 이웃과 관계를 맺어 나갈 때

이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되기도 한다.

 

 

 

<구름마을 사람들>은 풀쌈을 나눠먹는 데에서 시작한 모임이다.

밥상을 나누는 관계를 우리는 식구(食口)라 부른다.

밥상이 점점 더 넓혀지고 있다. 식구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 되겠다.

아마 <구름마을 사람들>이 하는 모든 시도는 궁극적으로 식구 넓히기에 다름 아닌가 한다.

도시민들과의 교류가 꼭 도농 직거래를 통한 소득 증대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는 바로 밥을 나누는 것이고, 나아가 자연을 나누는 것, 생명을 나누는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조만간 그 밥상에 내 숟가락도 하나 같이 얹고 싶다.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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